오늘(8월 17일)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이하 공단)은 ‘반달가슴곰과 공존 방안 모색을 위한 워크숍’(이하 워크숍)을 개최한다. 워크숍은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통해 야생동물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건강한 자연환경 조성의 필요성을 재인식하고 해법을 찾는 계기를 마련하려는 목적으로 열린다고 한다.

 

오늘 워크숍은 반달가슴곰 KM-53(이하 KM-53)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판단된다. 7월 25일, 환경부와 공단은 김천 수도산으로 재 이동한 반달가슴곰 KM-53(이하 KM-53)을 다시 포획하여 ‘지리산 문수리 자연적응훈련장’(이하 문수리자연적응장)에 가뒀다.

 

그러니 7월 25일은 그간 환경부와 공단이 야생동물과의 공존을 이야기하였지만 무엇 하나 준비돼있지 않으며, 오히려 두려워하고 있음을 알게 한 날이기도 하다.

 

우리는 문수리자연적응장에 갇혀 지리산을 바라보던 KM-53의 눈빛을 기억한다. KM-53은 묻고 있었다. ‘나를 왜 이곳에 가뒀는지, 내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나는 언제까지 이곳에 있어야 하는지…’

 

그날 이후 우리는 꾸준히 여러 경로를 통해 KM-53의 재 방사를 요구하였다. KM-53을 가두는 이유가 분명치 않았기 때문이다. 환경부와 공단이 이야기하는 올무 등 밀렵도구에 대한 위험, 사람과의 충돌에 대한 우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환경부와 공단의 주장대로라면 야생동물 복원은 애초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도 안타깝다. 지리산에서 반달곰 복원사업이 시작된 지 10년이 지나서야 지역사회와 주민들에게 이해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반달곰과의 공존이 그간 점했던 무엇인가를 뺏는 느낌일 때 인간은 절대 양보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러나 어쩌겠는가? 안타깝지만 이게 현실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KM-53은 묻고 있다. 한반도 남쪽 곳곳에 널려있는 올무 등 밀렵도구를 그대로 놔둘 것인지, 야생동물과의 공존이 말로만 가능한 것인지,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야생동물은 인간에게 모든 걸 양보해야 하는지, 정말 그런가!

 

이제 우리사회는 야생동물과의 공존이 인간으로부터 시작돼야 함을, 국립공원 등 보호지역만이 아니라 그들이 살 수 있는 모든 곳에서 진행되어야 하며, 그들의 서식지를 확대하고 이동의 장애물들을 제거해야 하며, 인간의 것을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것을 돌려주는 것이라는 걸 공론화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은 하루아침에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바로 오늘, 여기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는 오늘 워크숍이 KM-53이 우리에게 던진 질문에 제대로 답하는 첫 단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KM-53을 자연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즉각적 노력에 들어가야 함을 협의하고 합의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야생동물에게 서식지의 자유를! 반달곰 KM-53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라!’

 

2017년 8월 27일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