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반달곰 탄생을 축하한다!

야생동물 서식환경 개선과 공존 환경 조성을 위해 더 노력해야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이하 우리)은 2018년 봄날, 지리산에서 들려온 새끼 반달가슴곰(이하 반달곰) 탄생소식을 온 국민과 함께 축하한다. 환경부에 의하면, 올해 태어난 새끼 반달곰을 포함하면 현재 지리산 일대에는 56마리의 반달곰이 살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어미 반달곰 3마리가 야생에서 태어난 2세대 개체라는 것과 지리산 야생에서 3년 연속 3세대 개체가 출생하였다는 점을 주목한다. 이는 2004년부터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곰이 자연에 잘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새끼 반달곰 출산소식을 전하며 환경부는 새끼 반달곰 탄생으로 2020년, 50마리를 목표로 진행돼온 반달곰 복원사업이 2년 앞당겨 달성되었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15년 동안 숫자 중심으로 진행되어온 반달곰 복원사업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또한 지리산만이 아니라 백두대간 등으로 삶터를 확장해갈 새끼 반달곰들의 앞날을 걱정한다.

이는 반달곰 복원사업이 반달곰의 멸종예방과 서식환경 개선, 생물다양성 증진, 야생동물과 공존하는 환경 조성 등을 목표로 하였으나 반달곰 개체 수 증가를 제외한 다른 측면은 매우 미흡하기 때문이다.

 

반달곰 숫자는 늘었으나 유전적 다양성은 떨어진다. 수도산으로 간 KM-53에 대한 두 차례 회수에서 보여준 바처럼 환경부는 야생동물의 자유로운 삶에는 관심이 없다. 반달곰 복원사업이 15년이나 지났으나 생물다양성 증진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결과는 공유되고 있지 못하다.
야생동물과의 공존 환경은 말할 필요도 없다. 공존에 대한 일반의 의식은 놀라울 정도로 답보상태이다.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에 대한 지역주민 인식 심층조사>(2017년, 사단법인 한백생태연구소 수행)에 의하면, 지리산권 지역주민 조차 ‘반달곰이 국립공원 경계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에 대해 약 61%(그렇다 45.22%, 매우 그렇다 15.62%)가 ‘그렇다’고 답하여, 반달곰 복원사업에 동의(67.1%)하는 주민들도 반달곰과의 공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첨부1 참조). 공존을 위한 노력부족으로 반달곰은 지리산국립공원에 갇힌 셈이다.

 

그러니 새끼 반달곰의 앞날은 험난하다. 백두대간을 따라 덕유산 방향으로 가든, KM-53이 갔던 길을 따라 수도산쪽으로 움직이든, 섬진강을 건너 백운산으로 향하든, 곳곳은 도로로 단절되어 있으며, 올무 등 불법엽구는 새끼 반달곰의 발길을 위협할 것이다. 2013년~2017년 지리산권 5개 시군에서 수거한 불법엽구의 총수는 1304개나 되는데, 국립공원 외의 지역은 이보다 10배는 많을 것이라고들 말한다(첨부2 참조). 불법임을 알면서도 여전한 엽구 설치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와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전기울타리 등 피해시설 설치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우리는 이후 반달곰 복원사업의 핵심은 서식환경 개선과 공존 환경조성이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매우 늦었지만 환경부의 ‘반달곰 공존 협의회’ 구성․운영에 동의하며, ‘반달곰 공존 협의회’가 형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동력을 갖고 공존 환경조성에 함께 해주길 바란다.
반달곰과 인간이 공존한다는 것은 반달곰의 안전만이 아니라 인간의 안전도 담보되어야 한다. 안전은 미리 대비하는 게 최선이다. 이를 위해, 반달곰 관련 정보가 적극 공유되고, 서식권역 내 지역주민 대상 교육과 홍보, 자연 안으로 들어가는 국민들의 협조 등은 필수적일 것이다.

 

새끼 반달곰 출산 소식이 들려온 오늘 우리는, 야생동물의 삶을 위해 우리의 한편을 내줄 수 있기를, 생각과 말이 아닌 실천을 통해 현장이 변화하길 바란다. 더디지만 진정성 있는 노력으로 미래세대에게 생태적으로 건강한 한반도를 물려줄 수 있기를, 우리 모두가 자연의 신비로움에 가슴 뛰길 간절히 바란다.

첨부1.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에 대한 지역주민 인식 심층조사> 중 일부 발췌
첨부2. 복원 반달곰의 올무에 의한 피해 등

2018년 4월 16일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
*물어보기 : 윤주옥 이사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 010-4686-6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