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곰 KM-53의 도전을 지지한다!

환경부는 반달곰 이동예측지역 주민 만남을 서둘러야

 

오늘(5월9일),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이하 우리)은 ‘반달가슴곰 KM-53’(이하 KM-53)이 지리산을 떠나 북동쪽으로 움직인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소식과 함께, 어쩌면 KM-53이 ‘교통사고’를 당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한겨레 2018년 5월 9일자 기사참조).

 

KM-53의 소식에 우리는 애잔해졌다. KM-53은 지난 해 수도산으로 갔다가 두 차례나 잡혀온 곰으로, 그는 또다시 그 길을 택하여 지리산 반달곰의 분산이 자연의 순리임을 온몸으로 말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간의 간섭에도 굴하지 않고, 야생동물의 길을 가는 KM-53의 도전을 지지한다. KM-53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교통사고’의 소식을 접하면서는 냉정해져야한다고 생각했다. ‘교통사고’가 난 현실은 안타깝지만, 고속도로, 국도, 지방도, 국지도 등 야생동물의 이동을 가로막는 온갖 도로가 깔려있는 상황에서, 지금도 수많은 야생동물이 로드킬 당하는 상황에서, 교통사고의 대상이 KM-53인지, 다른 반달곰인지, 멧돼지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주목해야한다고 판단했다.

 

4월 9일 우리는, 지난 해 KM-53이 지리산을 떠나 수도산으로 갔던 길을 답사했었다. 답사하면서 우리는 ‘교통사고’가 난 바로 그 지점 주변에서, ‘내가 반달곰이라면 여기서는 어디로 가야하나 고민스럽겠다.’고 말했었다.

그곳은 위에는 고속도로가 지나가고, 아래는 도로와 집, 논과 밭, 하천 등이 펼쳐져있고, 차량의 이동도, 사람의 움직임도 많아 야생동물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지점이라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그 지점에서 교통사고가 난 것이다.

이미 KM-53이 간 길이고, 이동을 원하는 야생동물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통과해야할 곳임에도 야생동물이동 안내판 하나 없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다행히 KM-53은 평소 이동 패턴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교통사고 차량에서 발견된 털에 대한 유전자 검사 결과가 다음 주 중에 나온다고 하니, 그 결과를 기다려야겠지만, 이번만은 KM-53의 이동을 방해하며, 인간의 시선으로 반려동물 대하듯 또다시 잡아들이는 우는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KM-53, 일단 지켜보자. 지켜보며 지리산 반달곰의 분산 예측지역에 있는 주민들을 만나고, 해당지역 도로에 간이 안내판이라도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 환경부와 종복원기술원은 이미 예측된 여러 상황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

 

2018년 5월 9일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

*물어보기 : 윤주옥 이사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 010-4686-6547